작성일 2021.07.27
44조 리모델링 시장…수평증축 ‘기술장벽’ 넘어라
e-대한경제 김태형 기자
기사입력 2021-07-21 07:00:32
[ZOOM IN] 시장 활성화 위한 3大 기술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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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김태형 기자]노후 아파트 단지마다 리모델링 열풍이다.
기존 아파트를 통째로 헐고 새로 짓는 재건축 대신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보수ㆍ보강하는 리모델링이 인기다. 안전진단 규제 강화, 초과이익 환수제 등 높은 재건축 문턱을 피해 리모델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관련기사 13면>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추진단지는 총 72개 단지, 5만3890가구로 2019년 말(37개 단지)보다 곱절 가까이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전국에서 4조2000억원의 리모델링 사업이 쏟아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지난해 17조3000억원에서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가능한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15년만 지나면 되고, 필요한 안전진단 등급(수직증축 B등급 이상, 수평증축 C등급 이하)도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 재건축보다 수월한 편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리고, 수년 간의 공백을 깨고 복귀하기 시작했다.
기존 리모델링 시장의 터줏대감 격인 삼성물산과 DL이앤씨,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에 이어 최근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등도 전담팀을 만들거나 리모델링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그렇다고 리모델링이 마냥 쉬운 것도 아니다. 기존 아파트보다 층수를 최대 3개층(기존 가구 수의 15%)까지 올려 짓는 수직증축은 ‘기술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이슈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지반이 약해 말뚝(파일)을 박아 기초를 보강한 아파트의 경우 기존 말뚝과 보강 말뚝의 하중 분담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세대 간 내력벽 철거ㆍ재설치 시 하부기초의 안전성 문제다. 늘어난 건물의 무게를 견디고, 하중 변동에 대처하기 위한 구조보강이 핵심 쟁점이다. 특히, 커지는 하중을 보조 말뚝으로 분산해주는 기술(선재하 공법)에 대한 검증이 최대 난제다.
이 같은 기술 장벽을 피해 리모델링 시장은 ‘수직증축’ 대신 ‘수평증축’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다. 수직으로 가구 수를 늘리는 대신 기존 아파트 골조의 앞ㆍ뒤, 옆으로 세대별 면적을 넓히고 2베이를 3베이로 확장해 채광ㆍ통풍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찮은 기술적 난제가 버티고 있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 구조체를 그대로 두고, 신축에 버금가는 보수ㆍ보강과 별동 증축(신축)을 수행한다. 고도의 건축ㆍ토목 기술이 총망라되고, 대규모 인력ㆍ장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공사비도 신축(서울 강남 재건축 평당 500만∼600만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다. 박홍기 쌍용건설 리모델링팀 부장은 “차라리 전부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쉽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투입 인력과 시간ㆍ노력이 3∼4배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의 ‘3대 기술 난제’로는 △신(新)ㆍ구(舊) 골조 연결 △지하 주차장 증축 △엘리베이터 지하 연결 등이 꼽힌다.
출처 :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107201754385240718